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수여하는 대영제국훈장을 수훈했다. 영국 친환경 모빌리티 보급에 앞장서고 한국과 영국 간 경제·문화 협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높이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열린 대영제국훈장 수훈식에서 정 회장이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Honorary Command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CBE)’을 수훈했다고 밝혔다. 찰스 3세 국왕 즉위 이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다.

대영제국훈장은 영국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거나 정치, 경제, 문화예술, 기술과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인물에게 수여된다. 영국 정부 기관이 후보를 추천하고 영국 왕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훈자가 선정된다.

정 회장은 친환경 저탄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와 함께 영국 대표 미술관 테이트 미술관(Tate) 장기 후원을 통한 문화예술 증진 등 한국과 영국 간 경제·문화 협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정 회장은 “대영제국훈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양국 협력과 우호에 기여한 공헌을 인정받아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미래 신사업, 문화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관계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1982년 처음으로 자동차 수출을 하며 영국에 진출했다. 이후 경제, 문화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까지 영역을 넓혀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0월까지 영국에서 전년 동기대비 8.7% 증가한 17만3000대를 판매했다. 점유율로는 9.2%다. 영국 전기차 시장에선 테슬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업계 3위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5는 ‘2022년 영국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을 장기 후원하며 현대 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영국에서 열리는 골프 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로서 스포츠 교류에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기업들과 손잡고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회사 롤스로이스와 기체에 탑재될 수소연료전지·배터리 추진 시스템을 공동연구하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의 이번 수훈은 1977년 정주영 선대회장이 수훈한 훈장과 동일한 훈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70년대 정 선대회장은 영국 엔지니어링·조선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바클레이즈 은행에서 차관을 빌려 울산에 조선소를 지었다. 이로써 한국 조선업은 ‘세계 1위’ 위상의 국가 기간 산업으로 성장했다. 한·영 경제협력위원회 한국 측 위원장을 맡았던 정 선대회장은 양국 경제 교류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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