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자 이 소식을 1면에 담은 신문을 구하기 위해 팬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주도하에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 있는데, 신문이 하나의 덕질용(팬 활동) ‘굿즈’ 처럼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LG트윈스가 29년 만에 ‘2023 한국시리즈 우승’, ‘2023 프로야구 정규시즌 통합 우승’ 두 개의 타이틀을 차지했다.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팬들에게는 한국시리즈 우승 소식을 기억할 수 있는 작은 기념품 하나도 큰 의미가 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언론사에서 이제 막 쏟아지고 있는 ‘신문’이다.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신문 찾기 대장정’에 나선 팬들의 이야기가 넘쳐났다. “OO 일보만 간신히 구했는데 교환하실 분은 연락 부탁드린다”, “서울 시내 가판대와 편의점 15군데를 돌아다녀 간신히 신문을 구했다”, “언론사에서 근무하는 친구 덕에 신문을 구할 수 있었다. 기자 친구 덕을 여기서 본다” 등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중고거래 사이트서 최대 ’20만원’ 웃돈 주고 거래되는 우승 신문

LG의 우승 세리모니 사진이 담긴 14일 자 스포츠 신문은 이미 편의점 등에서 품절된 것으로 모자라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주고 팔리고 있다.

중고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이날 소식이 담긴 신문이 15일 기준 한 부당 5000원~3만 원, 여러 매체를 합쳐 일괄 판매하는 경우 5~7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1면 사진이 구겨지지 않은 신문, LG그룹 광고가 담긴 신문 등이 인기 요소로 꼽힌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스포츠신문 네 부를 2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판매자는 “2023년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 LG트윈스 신문을 판매한다. 스포츠○○ 등 신문 4장을 일괄 판매한다”며 스포츠신문 네 부의 사진을 올렸다.

이러한 되팔이 행태를 두고 LG트윈스 팬 A씨는 “팬심을 이용한 사재기꾼들의 되팔이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LG트윈스의 우승인데 이 틈을 타 사익을 추구하려는 이들이 너무 많다”라며 “인기가 있다는 것이니 좋기는 하지만 양심적으로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팬들의 정서적 만족감 추구에서 찾았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젊은 세대가 삶에서 별다른 활력소를 찾기 힘든 현실 속에서 자신에게 꾸준한 즐거움을 주는 재화에 몰입하고 가치를 찾고 있다”며 “(자신이 응원한 구단이 우승하자) 팬들이 이에 동조하며 자신도 기쁘다는 감정을 굿즈 구매를 통해 기꺼이 표출하려는 심리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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