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 북부지역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가자지구 지상전에 나선 이스라엘군(IDF)이 지상군 투입 19일째만인 14일(현지시간) 가자 북부지역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과 인질 확보를 위해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특히 가자시티의 지상 구역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전쟁 임무 완수를 위한 군의 지속적인 진격을 승인했다”면서 “우리가 임무를 완수하고 인질들을 데려올 때까지 하마스의 안전한 곳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상작전을 통해 하마스의 의사당과 정부 청사 단지, 경찰 본부를 비롯해 지난달 7일 하마스가 대이스라엘 기습작전을 준비했던 정보국 등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핵심 요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알샤티 난민촌도 접수했다.

또한 이날 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군사기지로 운용된 것으로 보고 있는 가자지티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을 급습해 특정지역 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번 작전이 “환자와 의료진, 환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려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병원 내 모든 하마스 요원에 대해 투항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군 성명에 앞서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알자지라에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알시파 병원을 급습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14일(현지시간) 서안지구의 한 마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파괴된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AP]

이스라엘은 지상전에서 거두고 있는 가시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하마스 섬멸’이라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전쟁의 끝을 보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치고 있다.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 인근 병력 집결지를 방문해 이스라엘의 대하마스 공세가 “‘작전’이나 ‘라운드’가 아닌 끝까지 가는 전쟁”이라면서 “우리가 하마스를 끝내지 못하면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가자지구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진실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미국은 병원들이 하마스의 공격기지로 사용됐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에 힘을 싣고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을 군사작전 거점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그들은 그곳에 무기를 저장하고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비 조정관은 “이러한 행위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면서도 “우리는 무고한 사람들이 있는 병원에서 교전이 벌어지는 것을 보기를 원치 않는다”며 민간인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마스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하마스는 백악관 브리핑 직후 성명을 내고 “(백악관의) 이 성명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병원을 겨냥해 더 잔혹한 학살을 저지를 수 있도록 청신호를 줬다”면서 “미국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집단 학살 전쟁을 가능하게 한 데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12일(현지시간) 전기 공급이 중단된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에서 신생아들이 인큐베이터에서 나와 침대에 눕혀져있다. [로이터]

한편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과 포위로 가자 병원 내 민간인 희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슈라프 알 키드라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보건부 대변인은 “병원 내에 약 100여구의 시신을 집단 무덤에 안장할 계획”이라면서 “아직도 점령군이 병원을 포위하고 있고, 그들은 마당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하마스 측은 인큐베이터 가동 중단으로 목숨을 잃은 3명의 신생아를 비롯해 36명의 신생아들이 방치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스라엘은 병원이 포위되고 있다는 하마스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군이 병원 내 민간인들의 탈출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이날 알시파 병원에 대한 작전을 수행하면서 “추후 인큐베이터와 의료장비, 이유식 등이 병원으로 이송될 것”이라도 발표했다.

미국은 가자지구 내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독립적인 제3자 주도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독립적 제3자, 존경받는 제3자가 (환자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지지할 것이며, 이스라엘 정부도 그런 조치를 지지할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는 그 문제를 놓고 많은 인도주의 단체 및 제3자와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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