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김태경, 한태양, 허인서 등이) 엔트리에 안 들면 속상할 만도 한데 티내지 않고 팀 운동할 때 도움을 줬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주장의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19일 마무리 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은 한국 야구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던 대회였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부진했지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한국은 연령 제한이 있었던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내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APBC에서 대표팀의 주장 역할을 잘 해낸 김혜성. 사진=천정환 기자
APBC에서 대표팀의 주장 역할을 잘 해낸 김혜성. 사진=천정환 기자
 APBC 대회 기간 중 기자와 만났던 김혜성. 사진(도쿄 일본)=이한주 기자
APBC 대회 기간 중 기자와 만났던 김혜성. 사진(도쿄 일본)=이한주 기자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프로 입단 3년 차 이내(2021년 이후 입단) 선수(와일드카드 3장·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 선수 출전 가능)들만 나설 수 있는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주장 완장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캡틴을 맡았던 김혜성에게 돌아갔다. 그는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며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도왔다.

대표팀 내에서는 김혜성을 두고 칭찬이 자자했다. APBC 기간 중 만난 사령탑 류중일 감독은 김혜성을 향해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준다. 실력은 말할 필요가 없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런 김혜성은 대회가 끝난 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표팀을 도왔던 네 명의 주역들도 잊지 않았다. 주인공들은 바로 이병헌(두산 베어스), 김태경, 한태양, 허인서(이상 상무)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대회에서 예비 엔트리를 적극 활용했다. 실제로 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야수 나승엽(롯데 자이언츠)과 투수 자원들인 신민혁(NC 다이노스), 조병현(SSG랜더스) 등은 한국시리즈를 치른 LG 트윈스와 KT위즈의 선수들을 대신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다만 또 다른 예비 엔트리 인원이었던 이병헌과 김태경(이상 투수), 한태양(내야수), 허인서(포수) 등은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선수단과 일본으로 향해 대회 일정을 동행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국제대회 일정을 경험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이 4명의 선수들은 대회 기간 내내 대표팀과 함께 보내며 훈련을 돕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했다.

결승전에서 일본에 3-4로 패한 뒤 만난 김혜성은 본인의 리더십이 이번 대표팀에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는 취재진의 발언에 “제가 이끈 게 뭐가 있을까”라면서 손사레를 친 뒤 “후배들이 너무 잘 따라와주고 한 마디 하면 귀를 기울여주며 행동해줬다. 너무 고맙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그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최종) 엔트리에 안 든 네 명의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하고 싶다”며 “엔트리에 들지 못하면 속상할 만도 한데 티내지 않고 운동할 때 도움을 줬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이병헌과 김태경, 한태양, 허인서에게 진심을 전했다.

이처럼 숨은 이들의 공로를 잊지 않으며 캡틴의 품격을 보여준 김혜성. 활약도 뛰어났다. 모든 경기에 톱타자로 출전한 그는 빠른 발과 출루 능력을 뽐냈다. 적장이었던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이 “야구를 잘한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이번 대회 본인의 활약에 대해 “아쉽다”면서 잘 보완해서 다음에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한층 성장해 있을 모습을 약속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조금 더 열심히 준비하고 기본만 지킨다면 일본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또한 사령탑은 11~12월 동안 선수들의 준비를 강조했다. 스프링캠프에 들어갔을 때 어느 정도의 몸 상태를 만들어 올 것을 강조한 것. 김혜성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조금 쉬어야 되지 않냐는 기자의 발언에 ”운동을 해야 한다. 쉬었다 하면 힘들다. 몸이 계속 적응해야 한다“고 겨울 기간 동안 맹훈련을 예고했다.

 김헤성(가운데)은 겨우내 강훈련을 예고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헤성(가운데)은 겨우내 강훈련을 예고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도쿄(일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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