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11월 대규모 쇼핑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다양한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연중 최대 할인’을 내걸고 행사를 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반응이 신통찮다. 기존에도 상시로 할인 행사를 여는 데다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행사 자체가 미국발 행사인 만큼 업체들이 직구 상품에 주력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영향이다. 국내에서 판매하던 제품을 갑자기 큰 폭으로 할인하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등 연말 대규모 할인 기간을 앞둔 기간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통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오는 24일 미국에서 진행되는 최대 쇼핑 이벤트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일제히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업체들이 주력하는 부분은 직구 제품이다. 쿠팡은 21일부터 26일까지 로켓직구 상품을 최대 70% 할인한다. 건강식품부터 가전·디지털, 뷰티, 패션 등 700여 개의 브랜드, 3만개 이상의 상품을 할인가에 선보인다.

SSG닷컴도 26일까지 일주일간 ‘SSG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글로벌 명품 패션 및 뷰티 브랜드 직구 상품과 프리미엄 분유·건강식품, 유명 가전 등을 파격가에 선보인다.

11번가는 22일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오리지널’ 행사를 열고 수천만개의 아마존 미국 상품과 11번가 해외직구 카테고리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에이블리, 무신사, 29CM, 컬리, W컨셉, 이랜드 등도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할인 행사에 동참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블랙 프라이데이에 체감하는 할인 폭은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할인율이 높은 품목은 대부분 직구 품목이거나 물량이 제한적인 데다가 할인 쿠폰,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제공한다고 해도 선착순이거나 할인금액이 제한적이어서다. 국내 사이트에서 구매하지 않고 직접 해외 직구를 이용하면 가격은 더 낮아진다. 또한 업체들이 할인 행사를 자주 진행하기 때문에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나라별 차이도 있다. 미국의 경우 유통업체가 상품을 직매입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춰 파격적인 할인을 한다. 반면 국내 이커머스는 제조사로부터 입점 수수료를 받고 판매를 중개하는 구조라 큰 규모의 할인이 어렵다. 입점 업체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다.

직장인 김 모(31) 씨는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라고 해서 가격 비교를 해보면 그렇게 싸지도 않고 인터넷에 검색만 해봐도 곧바로 더 저렴하게 파는 업체를 찾을 수 있다”며 “언젠가부터 너도나도 ‘대규모 할인’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긴 한데 점점 더 와닿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이 글로벌 쇼핑 시즌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오는 26일까지 로켓직구 상품을 최대 70% 할인한다. [사진=쿠팡]

그럼에도 11월 한 달 전체로 보면 쇼핑 수요가 늘어나 거래액 증가에 기여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신세계, 롯데, 11번가, G마켓 등은 쓱데이, 레드페스티벌, 그랜드 십일절, 빅스마일데이 등 블랙프라이데이에 앞서 대규모 행사를 진행했다.

무신사의 취향 편집숍 29CM은 지난 13일 자정부터 시작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 오픈 한 시간 만에 거래액 12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첫날 거래액은 12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성과를 달성했다.

11번가도 역대 그랜드 십일절 중 가장 많은 고객이 11번가를 찾았고, 단일 상품 기준 누적 결제거래액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체들이 블랙프라이데이 전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는 소비자들의 쇼핑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실제로 앞선 행사들의 거래액이 더 잘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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