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최근 부동산업과 건설업의 부채비율은 높아지고 유동비율은 낮아지는 등 재무 건전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보다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시장 침체 장기화에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부도나는 건설사가 늘고 있을 뿐 아니라 규모가 큰 건설사도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모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

부동산·건설업, 재무 건전성 ‘위기’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및 건설업 재무 건전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건설업의 재무 건전성이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 대출 규모가 팬데믹 이후 연평균 약 11.8%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중 부동산 및 건설업의 대출 증가세가 뚜렷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업 및 건설업에 대한 신용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해당 업권 기업의 재무 건전성 수준이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대 초반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수준보다도 악화했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부동산업 대출은 지난 2012년 이후 증가세였으며, 지난해 말 약 460조원으로 2019년 말 대비 약 65.0% 증가했다. 전체 기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24.3%로 2012년 말 (약 13.2%) 대비 11.1%p(포인트) 확대됐다.

건설업 대출도 103조3000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 약 72.8% 증가했으며 2019년~ 2022년 중 연 15%를 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또 부채·유동비율 등의 지표를 보면, 현재 부동산·건설업의 상황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도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업 2327개 기업의 재무지표를 분석한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건설 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0.5%로 집계됐다. 유동비율은 174.7%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23.7%) 보다 49.0%p(포인트) 낮아졌다. 통상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유동비율은 높을수록 파산 위험이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이 보유한 부채 비중이 높아 경기 둔화가 지속된다면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부채비율 200을 넘는 상환능력 취약 건설기업이 차지하는 대출금 비중은 49.7%로,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36.1%) 및 코로나19 팬데믹 당시(2020년, 39.4%) 보다 높았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 하강은 부동산·건설업 기업의 부실 확률을 높이고 이는 다시 금융기관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며 “2010년대 이후 부동산업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금융 부문으로 부실이 전이될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도 건설사 증가…대형 건설사도 모기업 지원받아

실제로 재무 건전성을 이유로 신규 대출 및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는 건설사가 늘어나면서 부도나는 업체도 적지 않았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달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14곳으로 지난해 동기(5곳)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롯데건설과 신세계건설은 모기업을 통해 재무안정성 강화 및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모습이다.

/ 사진=신세계건설.
/ 사진=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6500억원 신종자본증권 신규 발행을 승인했다. 특히 신세계건설 최대 주주인 이마트가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한 것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자금보충약정은 채무자의 여신상환능력이 감소하면 제3자가 출자 또는 대출방식으로 채무자 자금을 보충해 주는 약정을 말한다. 이에 6500억원의 자본을 추가 확충한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이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 개선 및 신용도가 보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건설 역시 계열사의 지원을 바탕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한숨 돌렸다. 롯데건설은 지난 2월 금융사 및 롯데 그룹사와 함께 2조300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를 조성하면서, 지난해 메리츠 금융그룹에서 조성한 1조5000억원을 상환했다. 지난해에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자금보충 약정을 통해 롯데건설을 지원한 바 있다.

이에 올해 초부터 유동성 위기로 언급돼 온 롯데건설은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해 올 1분기 기준 부채비율(218%)을 직전 분기(238%)보다 20%p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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