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백지화’ ‘여전히 우려’ 설왕설래

공정위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과 추가 논의“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정부가 입법을 추진해 온 ‘플랫폼법 공정경쟁 촉진법(이하 플랫폼법)’ 발표를 연기한 가운데 업계는 사실상 입법이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최대한 빨리 법안 공개 후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을 사흘 만에 뒤집은 데다 플랫폼법의 핵심인 ‘사전지정 제도 폐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다, 하지만 공정위는 백지화 가능성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플랫폼법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업계 반발이 이어지고 국회와 미국상공회의소 등의 우려 표명이 이어지자 추가적인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조홍선 공정거래부위원장은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법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추가 의견 수렴을 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며 “국내외 업계 및 이해 관계자와 폭넓게 소통하고 (사전) 지정제도 포함해 다양한 대안을 열어놓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플랫폼법은 소수의 독과점 플랫폼의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고, 자사우대 금지 등 4대 반칙 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위법행위 발생 이전 단계에서 방지 차원의 감시 체계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번 플랫폼법 공개 연기로 업계에선 입법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정부는 지배적 사업자를 사전지정한다는 부분을 재검토한다고 했는데 ‘사전 규제’ 내용이 빠지면 법안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규제 후퇴까지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 측은 “지정제도를 당장 폐기하는 건 아니고 필요한지에 대해서 다른 대안이 있는지 열린 마음으로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법안이 완전히 폐기된 것이 아닌 만큼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6개월동안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고, TF에 참여한 대다수 전문가가 입법에 반대했는데도 법안을 강행했기 때문이다.이들은 위법행위가 발생하기 전에 기업을 사전지정해 옭아매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해 왔다. 외국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면 통상 및 외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공정위는 사전지정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덜한 대안이 있는지 모색하면서 학계 및 업계 관련자들의 의견을 더 듣겠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입법 논의가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최종 대안을 마련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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