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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주가지수들이 계속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고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S&P 500은 지난 9일에는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올해 10번째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도 12일(현지시간) 기준 올해 들어 2.6% 상승하며 11차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 상황을 알려주는 5가지 판단 지표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주식 위험 프리미엄(ERP), 주가수익성장비율(PEG),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을 소개했다.
PER는 월스트리트에서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인기 있는 도구 중 하나로 주가가 그 회사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PER에는 주로 지난 12개월 동안 회사 수익을 살펴보는 후행 PER, 그리고 향후 1년의 수익을 보는 선행 PER가 있다. 선행 PER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며 주로 기술 부문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에 적용된다.
후행 PER를 기준으로 S&P 500은 현재 24.18로, 10년 평균 20.36보다 높다. 선행 PER는 20.38로 최근 2년 만에 처음으로 20을 넘었고, 장기 평균은 17.96이다. 지난 12개월 간의 실적, 향후 1년 간의 기대 수익 두 가지 기준으로 봐도 현재 미국 증시가 높은 수준임을 의미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최대 수혜주로 알려진 엔비디아는 최근 주가가 선행 PER 33배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주가가 3배 이상 폭등했고 올해 들어서는 46%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선행 PER의 60배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지만, 회사가 엄청난 수익을 기록하면서 PER는 하락했다.
두번째 PBR은 기업 자산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저평가 주식을 찾는 투자자들이 자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금융주, 특히 은행이나 유형자산을 보유한 기업의 주식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성장 전망이 회사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많아 성장이 기대되는 기술 회사들에는 상대적으로 덜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P 500의 선행 PBR은 4.15로 10년 평균 3.26과 20년 평균 2.76을 웃돌고 있다. 엔비디아는 22.48이다.
세번째 ERP는 미국 국채에 대한 주식 소유 시 보상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기업의 기대 수익률(earnings yield)과 국채 수익률 간 격차를 보여준다. 후행 수익률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비교하면 S&P 500의 ERP는 0.7%포인트로,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에 가깝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주식은 더 비싼 셈이다.
네번째 PEG는 수익 전망 대비 기업의 시장 평가를 보여준다. 미국의 성장주 투자 전문가 피터 린치가 만든 지표로 알려져 있다. 지난 12개월 동안 회사의 PER(후행 PER)를 연간 EPS(주당 순이익) 증가율로 나눈 값이다. PEG가 1이면 주가는 성장 기대치와 일치한다. S&P 500의 현재 PEG는 1.48로 10년 평균 1.49보다 낮고 20년 평균 1.35보다 높다.
마지막 CAPE는 현 주가를 지난 10년 간의 평균 인플레이션 조정 수익으로 나눈 값으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가 만들었다. 시장이 저평가 또는 과대평가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S&P 500의 CAPE는 33.4로 지난 1881년 이후 전반적으로 높지만 1990년대 후반과 2021년에 나타난 이전 최고치보다는 여전히 훨씬 낮다. 이는 1999년 12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44.2였다. 통상 이 지표는 은행, 광업, 석유 및 가스와 같이 경기에 민감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고점 논란과 함께 미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다시 나타날 우려가 커지면서 블룸버그통신은 6년 전의 ‘볼마게돈(Volmageddon)’의 재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볼마게돈은 변동성(volatility)과 아마게돈(armageddon)의 합성어로 2018년 2월 단기 옵션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폭락 장이 펼쳐진 상황을 가리킨다. 블룸버그는 최근 주식시장의 평온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옵션 매도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수십억 달러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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