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가해 주동자로 지목된 학부모의 해명이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 선택으로 숨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 영정, 고인이 근무했던 학교 교실에서 오열하는 동료 교사와 제자들 / 뉴스1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자신이 SNS에서 신상이 폭로된 미용실 원장이라고 밝힌 A씨 입장문이 올라왔다.

A씨는 “먼저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며 “이 상황에서 글을 올려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하는 건 아닌가 많은 고민이 들지만 잘못된 내용들은 바로잡고, 잘못한 내용에 대해서는 겸허히 비난을 받고자 글을 올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1학년 2학기가 끝날 무렵 아이가 틱장애 증상을 보여 학교에서 아이가 겪은 일을 확인해보게 됐다며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선생님이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를 하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아이가 무섭고 힘들어 손으로 귀를 막고 있어도 선생님은 손을 내리라 하셨고, 교장실로 보냈다”며 “제가 요청해 교장, 교감, 고인이 되신 선생님까지 다 같이 면담했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면담 과정에서 숨진 교사에게 ‘인민재판식 처벌방식’은 8세 아이가 받아들이기 힘드니 지양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아이를 일찍 등교시킬 테니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해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선생님은 면담 다음날부터 학기가 끝날 때까지 병가로 학교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셨다”며 “초1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에 화가 났고, 선생님이 아이와 약속한 부분도 이행되지 않아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선생님을 아동학대로 신고한 건은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되면서 그대로 종결됐다”며 “선생님께 반말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렸다 괴롭히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숨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의 책상에 놓인 국화꽃 / 뉴스1

해당 입장문은 공개되자마자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다 결국 삭제됐다. 이에 A씨는 추가 글을 올려 “내가 삭제하지 않았다. 왜 삭제됐는지 모르겠다. 뺨 내용(아이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은 싸우던 것이 아니고 놀다 그런 것이라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없이 제가 쓴 것이고, 댓글을 고소하려는 의도로 쓴 글도 아니다. 악플은 이해하고 있다. 제가 하지 않은 행동이 많아 그걸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A씨 해명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손이 뺨에 맞았다? 나만 이해 안 되냐”, “아이 손이 친구 뺨 쪽으로 우연히 날아갔다는 거냐”, “해명이라고 올린 게 진짜 대단하다”, “저걸로 아동학대 신고를 했다니… 선생님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도대체 왜 올렸는지 모르겠다. 갑질했다고 인정한 거 밖에 안되는 것 같다” 등 댓글을 남기며 비판했다.

앞서 5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일부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인 지난 7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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