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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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폭력으로 법원으로부터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는데도 아내의 집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 불을 지르려 했던 남편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종채)는 살인예비, 현주건조물 방화 미수, 특수재물손괴,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아내 B씨에게 상해를 가해 지난 5월 법원으로부터 ‘B씨와 사는 주거지에서 퇴거하고, 100m 이내에 접근하지 말라’는 임시 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B씨를 살인할 계획을 세우고 거주지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6월 B씨로부터 이혼 요구를 받았다. 약 3주 뒤에는 더 이상 전화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도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고, B씨가 전화를 받지 않자 살해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휘발유 2통과 흉기를 구입했다.

B씨의 집에 도착한 A씨는 소주병에 휘발유를 넣어 화염병을 만든 뒤 불을 붙여 창문을 향해 투척했다. 하지만 화염병이 철제 난간을 맞고 튕겨 나오자 A씨는 주차장에 있던 벽돌을 들어 창문으로 던졌다.

재판부는 “현주건조물 방화 범죄는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심각하게 해치고, 자칫 큰 사고로 번져 막대한 인명과 재산 손해를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에 대한 상해로 임시 조치를 받은 상태에서 또다시 범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가 피고인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범행 당시 피해자가 집에 없어 피해를 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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