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 영국 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3.11.22.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체결하는 ‘한영 어코드’를 기반으로 이제 양국은 진정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다시 태어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의회 의사당에서 약 15분에 걸친 영어 연설에서 나서 “보다 개방되고 자유로운 국제질서를 영국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 영국과 함께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외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한 건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지난 5월 대관식을 한 뒤 초청한 첫 국빈으로서 의회 연설에 나섰다.

그는 “‘의회의 어머니’인 영국 의회에 서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연설을 시작해 1883년 수호통상조약, 워릭셔 출신 프랭크 스코필드 선교사, 6.25전쟁 참전용사 콜린 태커리 옹, 울산공대 설립 지원 등 수교 140년간 양국이 맺은 인연을 상기했다.

이어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양국 관계가 새롭게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체결하는 ‘한영 어코드’에 대한 의회 차원의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양국의 협력 지평은 디지털·AI,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해양 분야 등으로 크게 확장돼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북한 핵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기후 대응, 디지털 분야 격차가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에서 양국이 나아가야 할 협력 방향성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문명은 도전과 응원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탄생하고 발전한다’는 말을 인용해 “역동적인 창조의 역사를 써 내려온 한국과 영국이 긴밀히 연대해 세상의 많은 도전에 함께 응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디지털 격차 해소와 관련해 “영국이 제안한 ‘AI 안전네트워크’ 및 유엔의 ‘AI 고위급 자문기구’와 협력해 AI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한 국제사회의 소통과 협력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우리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 정책을 수립할 것을 각 부처에 지시하는 한편, 매 국제 무대에서 ‘디지털 질서’라는 화두를 연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 영국 의회에서 연설에 앞서 박수 받고 있다. 2023.11.22. [사진=뉴시스]

양국이 문화예술의 매력도 지니고 있다며 “영국이 비틀즈, 퀸, 해리포터,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의 오른발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엔 BTS, 블랙핑크, 오징어 게임, 그리고 손흥민의 오른발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윈스턴 처칠 수상의 “위대함의 대가는 책임감”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이제 양국이 창조적 동반자로서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우리의 우정이 행복을 불러오고, 우리가 마주한 도전을 기회로 바꿔주리라”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연설이 끝나자, 상·하원 의원들은 모두 기립해 30여 초간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2일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 단계인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국방·방산·안보 분야의 협력 강화 등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를 채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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