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명을 구하다 순직한 고 임성철 소방장이 영원히 하늘로 떠났다.

5일 오전 임 소방장 영결식이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체육관에서 제주특별자치도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와 묵념, 약력 보고로 시작해 1계급 특진 추서, 옥조근정훈장 추서, 조전·영결사·조사·고별사 낭독, 헌화·분향, 조총 발사 순으로 진행됐다.

임 소방장의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 편지를 낭독했다.

고 임성철 소방장 / 뉴스1

아버지는 “사랑하는 나의 아들, 보고 싶은 나의 아들에게”라는 말로 고별사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딸 같은 아들, 본 받고 싶은 아들, 나쁜 것만 아버지를 닮은 순수하고 착한 우리 아들에게 이제는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게 됐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슬퍼하는 유가족 / 뉴스1

이어 “나중에 꿈에서라도 만날 수 있겠지. 바람결에 네 목소리가 들리겠지. ‘아빠, 잘 지내. 사랑해’…”라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희생이 소방관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됐으면 우리 가족은 그것으로 만족하고 아들의 숨결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겠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편지 낭독을 마친 후 아들의 영정 앞에 거수경례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5일 오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거행된 고(故) 임성철 소방장의 제주특별자치도장 영결식에서 임 소방장 부모가 아들 영전에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영결식엔남화영 소방청장과 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송재호·위성곤·오영환 국회의원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조전을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킨 고인의 헌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추모하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겠다”고 전했다.

고인의 오랜 친구 장영웅 소방교도 동료들을 대신해 조사를 읽었다. 장 소방교는 “뜨거운 화재현장에서 (네가) 우리 대원들의 손에 들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심장이 끊어지는 슬픔을 느꼈다”며 “아무런 잘못도 없는 어린 너를,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한 너를 하늘은 왜 그리도 빨리 데려가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아들의 친구를 안아주는 고인의 어머니 / 뉴스1

그는 “아직도 네가 고인이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나는 내일부터 다시 우리가 자랑스러워 하는 소방관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달려갈 것이고 그 때 마다 너를 내 가슴에 품고 함께 갈 것”이라며 “그 곳에서 편하게 잠들기를 빈다”고 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장 소방교를 안아줬다.

고인은 지난 1일 서귀포시 표선면 소재 감귤 창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불이 난 창고 옆 주택에서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킨 뒤 진압에 나섰다가 떨어지는 처마에 머리를 다쳐 숨졌다.

동료를 떠나보내며 슬퍼하는 소방관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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