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계단을 이용해 운동하다 입주민에게 전기세를 더 내라는 황당한 민원을 받은 사람의 사연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Casezy ide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ovtynPavlo-shutterstock.com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아파트 내 계단 이용한 운동으로 인한 전기 사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약 4~5개월 전부터 아파트 계단을 통해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라며 “층수가 12층까지만 있는 아파트라 1층부터 12층까지 걸어 올라가고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길 5회 반복한다. 일주일에 서너 번 운동하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문제는 오늘 운동 중 아파트 내 거주하시는 분께서 같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분께서 ‘매일 운동하냐’라고 물으시길래 뭐 숨도 차기도 해서 그냥 ‘네’ 대답하고 다시 이어폰을 끼려는 데 ‘본인 운동을 위해 계단 오를 때 센서 등 켜지고 내려올 때 엘리베이터 타면서 전기료가 발생하는 것은 옳은 행동은 아닌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 중이라 숨도 차고 갑자기 그런 말을 들어서 ‘네? 그런데 저도 공용전기료 내고 있고 그래서 사용하는 데요’라고 했다. 그리고 ‘아 저는 1층에 거주하고 있다’고 했더니 그분께서 ‘1층인데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전기료가 발생하지 않느냐’ 그러시길래 ‘1층도 엘리베이터 사용 전기료 냅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그랬더니 그분이 ‘1층인데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낸다고요?’ 하시더라. 1층은 안 내는 줄 아셨나 보다. 제가 ‘실제로 아파트 관리비에서 엘리베이터 사용 요금도 청구된다’라고 했더니 ‘관리사무소에 당신이 전기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말하겠다’라고 하시길래 ‘네. 그러세요’라고 하고 그냥 다시 운동했다”라고 했다.

그는 “사실 따지자면 지난 몇 년간 사용하지 않는 엘리베이터 관리비 내 온 것도 있는데 당시 저녁 11시 30분이라 늦은 밤이기도 하고 제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고 집에 어린아이가 있어서 그냥 지나가기는 했다”라고 털어놨다.

입주민과 대화 다음 날 글쓴이 집에는 관리사무소 직원이 찾아왔다. 글쓴이에 따르면 직원은 “그분이 관리사무소에 와서 한 시간 넘게 민원을 넣고 갔다. 계단 운동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센서등을 켜고 다니는 것이 문제라고 하더라”라며 “계단은 공용 공간이고 그분도 공용 전기료를 내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 그런 문제로 입주민에게 주의나 경고를 줄 수 없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입주민은 직원에게 글쓴이가 계단 운동으로 인한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용 공간에서 개인적인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기고 있으니 그것이 부당 이득이라는 것이다. 직원은 “죄송하지만 너무 강력하게 민원을 넣어서 찾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계속 운동할 거라면 옆 라인에서 하는 건 어떻겠느냐”라고 권유했다.

그렇게 직원을 돌려보내자 이번엔 민원을 넣은 입주민이 글쓴이를 찾아왔다. “관리사무소에서 한 얘기를 들었냐”라는 질문에 글쓴이는 “저도 공용 전기료와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내고 있다. 제가 피해를 드리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입주민은 “그럼 계속 (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냐. 어린 사람이 경우가 없다. 어른이 얘기하면 ‘알겠다’ 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며 호통을 쳤다.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글쓴이는 “더는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입주민을 돌려보냈다.

그는 “저 때문에 전기료가 추가로 발생하는 부분이 부당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제가 내는 전기료 대비 이 정도 활동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라며 “정말 계단을 이용함으로써 추가로 발생하는 전기료를 더 내야 하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민원 제기한 입주민이 늘 집 앞에서 충전한다는 물건의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그러면서 “혹시라도 한 번 더 민원을 넣으면 이번에는 내가 역으로 그분에 대해 소방법 위반으로 민원을 넣으려 한다”라며 “그분이 항상 집 앞에서 뭔가를 충전하고 있는데 혹시 아는 분이 있다면 알려 달라”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글쓴이의 사연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그러나 다수의 네티즌이 민원을 제기한 입주민이 과민 반응을 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많은 네티즌은 입주민이 집 앞에서 충전한다는 물건을 ‘대용량 배터리’로 추측하며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에너지관리공단 분석에 따르면 40Wh 규격 전구 기준 전등을 한 번 켤 때마다 0.0137Wh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1KWh당 전기요금이 최소 100원을 넘는다고 할 때 글쓴이가 한 번 센서등을 켤 때마다 0.001원 정도의 전기료가 더 발생한다. 하루 종일 계단을 오르내리며 센서등을 켜고 꺼도 추가로 발생하는 전기료가 사실상 거의 없는 셈이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