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 흉기 난동’ 최원종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정신감정 결과가 공개되자, 유족은 감경 없는 엄벌을 촉구했다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의 피고인 최원종(23)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정신감정 결과가 나왔다. 

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강현구)는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기소된 최원종에 대한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최원종의 정신감정 보고서가 공개됐다. 앞서 최원종 측 변호인은 지난 공판에서 “조현병 의심 상태에서 범행을 한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진단이 없다”며 최원종에 대한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고, 최원종은 국립법무병원(옛 치료감호소)의 정신감정을 받았다. 

정신감정 결과는 “범행 당시 최원종은 사물변별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심신미약 상태였다. 정신과적 치료가 없으면 망상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조현병이 지속될 수 있어 재범의 위험이 크다”면서도 “반사회적 성격장애 요건은 충족하지 않는다”라는 소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신감정 결과는 참고 사항일 뿐”이라며 최원종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은 기소 당시에도 최원종이 주식 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학업능력을 갖춘 점, 범행 수일 전 ‘심신미약 감경’을 한 차례 검색한 점 등을 근거로 들며 “심신미약 상태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검찰은 “범행 경위와 위험성, 피해 정도, 범행 이후에도 망상 증상을 보인 점 등 고려해 재범의 위험이 크다”면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이날 공판에는 피해자 측 3명이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김혜빈(사건 당시 20세) 씨의 아버지는 “최원종은 망상에 의한 범죄꾼이고,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반사회인 일뿐”이라며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될 수 있도록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분노했다. 

아내 이희남(당시 65세) 씨를 잃은 남편 역시 “흉악범죄 살인자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법이 약해지면 이런 사건은 반복될 것”이라며 “감경 없는 엄벌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최원종이 휘두른 흉기에 왼쪽 팔을 찔린 백화점 보안요원은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며 “난동 당시의 모습은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아닌, 시민을 해치면서 쾌락을 느끼는 모습이었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18일 오후 2시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을 하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며, 같은 날 검찰의 구형도 진행된다. 

한편 최원종은 지난해 8월3일 오후 5시56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모친 소유의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시민 5명을 들이받고, 이후 백화점 1~2층에서 소지한 흉기를 시민 9명에게 무차별 휘두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피해자 가운데 차량에 치인 2명은 연명치료를 받다 숨졌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