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사옥 전경.[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지난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거둔 순이익이 소폭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이자장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전년 대비 증가해 40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4대 금융은 비이자이익에서도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충당금 및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 지출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순이익 하락세를 보였다.

4대 금융, 1년 새 이자이익·비이자이익 모두 늘어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이 지난해 예대금리차를 통해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40조4348억원으로 전년(40조362억원)과 비교해 3986억원(0.9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금융의 이자이익이 12조1417억원으로 전년(11조5153억원)과 비교해 6264억원(5.43%) 늘어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우리금융의 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460조원 늘었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의 ATM기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이는 지난해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가계대출이 소폭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부문에서 잔액 상승세가 두드러진 영향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67조3139억원으로 전년(703조6746억원)과 비교해 63조639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1291억원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에서도 성장세가 나타났다. 4대 금융의 지난해 기준 비이자이익은 10조5189억원으로 전년(6조8390억원)과 비교해 3조6799억원(53.8%) 증가했다. 개별 증가폭은 ▷KB금융 1조8221억원 ▷신한금융 1조1587억원 ▷하나금융 7531억원 등이었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540억원가량 소폭 감소했다. 타 은행과 달리, 약 1500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 비용을 비이자이익에 반영하면서다.

충당금·상생금융에 순이익 감소…비은행 실적은 ‘희비교차’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영업이익은 양 분야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였지만, 당기순이익은 되레 줄어들었다. 4대 금융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14조9685억원으로 전년(15조5312억원)과 비교해 5627억원(3.62%) 감소했다. 감소폭은 ▷ 우리금융 6250억원 ▷신한금융 2976억원 ▷하나금융 1190억원 등이었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순이익은 4조1530억원에서 4조6419억원으로 4789억원 늘어 유일한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는 일회성 비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건전성 우려에 따라 막대한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4대 금융이 지난해 쌓은 충당금은 8조9934억원으로 전년(4조4690억원)과 비교해 101%(4조524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연합]

은행당 최대 3000억원대에 달하는 민생금융지원 비용도 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 실제 충당금과 민생금융지원 비용을 제외하고 4대 금융이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법인세 차감 전)은 30조4385억원으로 전년(26조406억원)과 비교해 4조3979억원(16.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주 계열사인 은행이 그룹사 순이익에 차지하는 비중, 즉 은행 의존도는 각 사별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기준 당기순이익은 3조2615억원으로 그룹 순이익의 70.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그룹사 순익의 70.2%에 해당하는 3조677억원을 벌어들였다.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 그룹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약 100%에 육박했다. 은행 외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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