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024.02.04.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이 도통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공천을 둘러싼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갈등으로 당내 분열이 부각되자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면서다. 다급해진 지도부는 ‘단합’을 강조하며 계파갈등 진화 총력에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민들이) 민주당에 대한 응원뿐만 아니라 걱정과 질책의 말씀도 주셨고, 무엇보다 갈등·분열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고 반드시 하나가 되고 단합하라고 신신당부 하셨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은 총선을 불과 60여일 앞두고 계파 갈등에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원외 강성 친명 조직이 주장하던 ‘친문 용퇴론’을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들고 나오면서 당내 계파 갈등의 불씨를 확산시켰다. 친문계 입장에선 윤석열 정부를 출범시킨 책임에 대해선 일정 부분 인정하지만, 공천에 영향이 미칠 정도의 책임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친문계 인사로 불리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윤건영·고민정 의원 등은 ‘친문 책임론’에 불만을 드러내며 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내 단합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동안 이재명 대표는 “역대 어떤 선거 공천 과정과 비교해 보더라도 갈등·분열 정도는 크지 않다”라는 입장만 고수했다. 그러다 보니, 봉합되지 않은 계파 갈등은 당 지지율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한 결과, 국민의힘은 40.9%, 민주당은 41.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조사보다 1.1%p 상승을, 민주당은 3.4%p 하락하면서, 양당 간 격차는 같은 기간 5.4%p에서 0.9%p로 좁혀졌다.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한 조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선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지율 반등을 이루지 못하는 배경에 대해 당내 갈등을 꼽고 있다. 실제 홍 원내대표도 민주당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것에 대해 “당내 여러 가지 갈등적 요소가 큰 요인인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 입장에선 다급하게 ‘단합’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정권 심판론이 약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도 ‘한동훈표 쇄신’에 지지율이 상승하자, 계파 갈등 봉합에 총력을 쏟고 있다. 신호탄을 먼저 쏜 것은 이 대표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단결만이 답”이라며 “계파를 가르고 출신을 따질 여유가 없는 만큼, 친명계와 비명계를 나누는 것은 소명을 외면하는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도 12일 간담회에서 “당내에서 통합과 관련한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심사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불필요한 당내 갈등이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최우선적으로 당의 통합과 하나 된 힘으로 총선에 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거들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다시 한번 양산회동의 정신과 원칙을 강조한 이 대표의 호소에 깊이 공감한다”며 “매 순간 당의 단결을 위해 노력하고 오직 국민의 승리만 보고 가겠다”고 화답했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관위원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 심사결과(1차)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06. [사진=뉴시스]

이로써 당내 계파 갈등이 봉합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친문 책임론을 쏘아올린 임 공관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선 패배와 관련해 그런(공천배제) 식으로 하면 더 큰 당내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며 “당 상황을 잘 모르는 분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건 더 큰 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공관위원장에게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더 이상 우리당은 친문·친명계는 없다”며 “당 지도부는 당내 불필요한 갈등과 분열이 총선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는 것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고, 공관위에서도 모든 과정을 공관위가 세운 기준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임 공관위원장에게 친문 책임론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시기에 대해선 “언제 어떻게 말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 자리에선 좀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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