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래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가수 강원래가 설 연휴를 맞아 극장을 찾았다가 휠체어 반입이 안 돼 영화관람을 하지 못 한 사실이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20여년 전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강원래는 지난 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휠체어 때문에 영화 관람을 할 수 없게 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영화 ‘건국전쟁’을 보러 왔는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극장이라고 그래서 송이와 선이(아들)만 보기로 했다”며 “극장이 컴포트관이라 입·출구가 계단밖에 없다고 해서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다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휠체어를) 들어주면 안 되냐’고 했더니 ‘위험해서 안 된다. 절대 볼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직원이 ‘잠깐 일어설 수 있냐’ 물어서 ‘일어설 수 없다’고 하니 ‘그러면 못 본다’고 하더라. 저는 오늘 영화를 못 본다.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차에서 기다리며 생각해 보니 (예매한 티켓을)전체 취소하고 다른 극장을 가도 됐는데 왜 나만 취소했을까 후회가 된다”며 “휠체어가 못 들어간다고 하니 정신이 없었다. 현명을 선택을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거듭 아쉬운 심경을 내비쳤다.

강원래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직도 이런 곳이 있다니, 직원 융통성도 제로였다”, “나라에서 거동 불편하신, 휠체어 타시는 분들 생각 좀 더 해주시면 좋을텐데…법적으로 무조건 그런 시설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장 안은 깜깜하니 혹여라도 사고 예방으로 안 된다고 한 것 같다” 등의 댓글로 위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관람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에 시각 장애 피아니스트 출신인 김예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3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건국전쟁’을 거론하며 “장애가 있는 관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좌석에서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없는 상황을 늘 마주한다”면서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에 따르면 영화관은 관람석의 1% 이상을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설치해야 하는데, 대부분 영화관은 개별 상영관이 아닌 전체 영화관의 1%를 기준으로 삼아 휠체어 좌석이 없는 상영관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휠체어 좌석을 갖춰도 정작 상영관 입구에 있는 계단이나 높은 단차로 휠체어 접근이 불가한 곳도 많다”면서 △상영관별 관람석의 1%에 장애인 관람석 설치 △영화관 내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구조 변경 등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이날 강원래의 일화를 언급한 뒤 “대단히 이상한 일”이라면서 “국민의힘이 시행령 개정을 포함해 이 부분을 개선해 상식적인 세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내가 사실 시행령을 바꾸는 전문가 아닌가. 내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령도 만들었는데, 시행령을 바꾸는 것이 명분 있고 합리적인 내용이면 그렇게 오래 걸리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정부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전날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건국전쟁’을 관람하며 장애인 관람석 실태를 직접 체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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