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책을 낸다.

피해자 김 모 씨는 김진주라는 필명으로 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를 출간한다.

그는 책에 범죄 피해자들의 현실적 어려움,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제도의 한계 등을 담았다.

지난 17일 MBC는 김 씨 인터뷰를 보도했다. 사건이 일어날 때쯤 디자이너로 사회생활 5년 차였던 김 씨는 “그때 한창 고민이 많았다. ‘왜 이렇게 평범해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김 씨는 범죄 피해자 지원제도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 유튜브 ‘MBCNEWS’

김 씨는 필명에 대해 “고통스런 시간도 진주처럼 단단해지는 시간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죽지 않았음에도 이게 ‘죽는 것이 다행인가, 아니면 죽었어야 마땅했나’ 이런 고민을 했던 게 그대로 담긴 책 제목”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피해자의 회복을 먼저 하는 피해자 중심주의가 됐으면 좋겠다”며 “법은 피해자의 편이 되지 못하더라도 사람은 피해자의 편이 되면 안 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가 쓴 책은 이번 달 중으로 출간된다. / 유튜브 ‘MBCNEWS’

김 씨는 범죄 피해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을 때 직장에서 해고당했다. 그는 “범죄 피해와 관련되선 휴직 제도도 없고 지원 제도도 굉장히 어렵다”라고 전했다.

그는 직접 범죄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을 100명 정도 만나면서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 방안을 고민했다고 한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해 6월 25일 유튜브 채널 ‘피해자를 구하자’를 개설해 영상을 올리고 있다. 재판 용어, 범죄 피해 대처법 등이 주된 콘텐츠다.

김 씨는 범죄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공익 브랜드를 만들고 배지는 직접 디자인했다. / 유튜브 ‘MBCNEWS’

같은 해 7월 1일에는 네이버 온라인 카페 ‘대한민국 범죄피해자 커뮤니티(KCC·Korea Crime Victim Community)’를 만들었다.

일반 시민들, 강력범죄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제보하고 탄원서를 모으거나 범죄 피해자 지원제도 등 피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게시물을 공유할 수 있다.

김 씨의 인생을 바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지난 2022년 5월 22일 부산 서면에서 발생했다.

30대 남성 이 모 씨가 새벽에 혼자 귀가하던 김 씨를 뒤따라가 오피스텔 공동 현관에서 발차기를 해 쓰러뜨리곤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갔다.

이 씨에겐 강간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대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범행 장면이 찍힌 CCTV 캡처본 / 유튜브 ‘MBCNEWS’

하지만 이 씨와 같은 구치소에 있었던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한 보복을 다짐하는 듯한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김 씨는 재판 직후 취재진을 만나 “원심이 그대로 확정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면서도 “징역 20년은 과소 되면 과소 됐지 과대 평가됐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 가해자는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살아야지 생각하겠지만, 범죄 피해자는 20년 뒤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평생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 굉장히 슬프다”고 했다.

그는 “20년 이후부터가 시작이기 때문에 이건 그냥 과정에 불과하다”며 “불쌍한 사람들의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여러분들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꾸준히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