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으로 생후 9개월 된 딸의 수술이 취소된 엄마의 사연이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했다.

A씨가 올린 생후 9개월 딸 아이의 모습 / A씨 인스타그램

구순구개열을 앓는 생후 9개월 딸의 엄마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의료계 파업으로 딸의 수술이 취소됐다며 병원에서 겪은 일을 털어놨다.

A 씨는 “수술 취소 통보 받고 난 뒤 어렵게 사정해서 교수님 진료 예약하고 부랴부랴 서울까지 왔다. 진료 기다릴 때부터 진료실 들어가기 전까지 피가 마른다는 게 어떤 심정인지 충분히 느낄 만큼 고통의 시간을 보낸 끝에 교수님을 만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결국 교수님의 첫마디는 ‘수술 못 합니다. 다른 병원 가세요’라는 말이다.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도 되는 거면 기다려볼게요. 교수님도 특이 케이스라 수술 어찌할지 고민 많이 된다고 하셨는데 이제 와서 6개월을 준비하고 기다렸는데 수술 못 한다고 하시면 어쩌나요. 방법이 없을까요’ 하고 되물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교수는 “수술 지금도 어렵게 제가 혼자 합니다. 이것도 불법이죠. 어쩔 수 없이 하는 건데 OO이는 손 하나로는 (수술) 시작도 못 합니다. 최소 손이 3개 6개는 필요한데 제가 손이 3개가 됩니까? 어떻게 할까요 그럼. 제가 혼자 수술할 수가 없는데 뭘 어떻게 말을 합니까”라고 답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그냥 어이가 없었다”던 A씨는 차분히 진정하고 되물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어쨌든 인력 충원이 될 텐데 기다려 볼게요.”

A 씨의 간절한 사정에도 교수는 냉랭한 답변만 늘어놨다. “답답한 소리하시네. 정부가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벌써 의사 면허 정지 시작했는데 그럼 최소 1년은 전공의가 없다고 봐야 하는데 기다려서 뭘 어쩌신다고요. 그 뒤로는 이 사태가 더 심각해질 상황밖에 안 남았는데 기다려서 해결될 게 아닌데 그냥 다른 병원 알아보세요.”

A 씨는 “아이 다니던 병원에서도 안 해준다는 수술을 어느 병원에 가서 수술받으란 거예요.. 선생님 방법이 없나요”라며 매달렸다. 그러나 교수는 “여기저기 알아보셔야죠. 의뢰서 써드릴 테니 가보세요”라며 A 씨를 진료실에서 쫓아냈다.

구순구개열을 앓고 있는 A씨의 딸 아이 / A씨 인스타그램

쫓겨난 A 씨는 아는 병원에 모두 전화를 돌렸지만 돌아오는 답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다른 병원들도 “신규 환자 받지 않습니다”, “수술 어렵습니다”라며 모두 A 씨를 거절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간호사에게 다시 진료를 의뢰한 A 씨는 절망적인 소식을 들었다. 교수가 진료를 거절했다는 것이었다. A 씨는 병원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내며 울었다.

A 씨를 안타깝게 여긴 간호사는 결국 “교수님 진료 마칠 때까지 계셨다가 나가실 때 한 번 더 여쭤보라”며 위로를 건넸다.

A 씨는 간호사의 말대로 교수가 진료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교수가 나오자마자 A 씨는 “저기 죄송한데 저희 다른 병원 못 가겠어요. 다른 데서도 안 받아줘요. 그냥 진료 예약 다시 잡고 수술 기다릴게요. 교수님 제발 좀 수술해 주세요”라고 사정했다.

마지막 희망을 붙들고 자신을 기다린 환자 가족에 대한 교수의 반응은 놀라웠다. 그는 “아, 이거 놓으세요. 회의 늦었는데 알아서 하시고 가세요”라며 A 씨를 뿌리쳤다.

A 씨는 “다른 신규 환자는 다 받고 수술해 주면서 OO이는 손 많이 가고 수술 후 케어도 쉽지 않다며 이런 식으로 내팽개치듯 해도 되는 거냐. 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화나는데 이걸 말할 곳도 조치할 방법도 없다. 그냥 방법 없이 ‘구순구개열 수술 필요함’이라고 성의 없이 적힌 진료의뢰서 한 장 받아 들고 여기저기 아픈 애 데리고 또 병원 찾아 전전긍긍해야 하는 현실이 정말 분통하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아픈 게 죄가 아닌데 이런 취급은 정말 살다 살다 처음이다. 이 기분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어떻게 해야 (우리 아기를) 고쳐줄 수 있을까”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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