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상수지가 168억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전망치의 85%를 달성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190억달러 가까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연간 흑자 규모도 당초 전망치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168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59억6000만달러 적자)보다 228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상품수지는 189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 “경상수지 흑자, 4월 축소 후 5월 다시 확대될 것”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오전 열린 국제수지 관련 설명회에서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2월 조사국에서 낸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의 85%에 이를 정도로 실적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 왼쪽부터 이영우 국제수지팀 과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뉴스1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 왼쪽부터 이영우 국제수지팀 과장, 신승철 경제통계국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뉴스1

한은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경상수지는 흑자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흑자 폭을 보면 올해 1월 30억4600만달러에서 2월 68억6000만달러, 3월 69억3000만달러 등으로 급증했다. 상품수지(수출-수입)가 대폭 확대된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 흑자는 지난 3월 80억9000만달러로 집계되면서 2021년 9월(95억4300만달러) 이후 흑자 폭이 가장 컸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도 올해 들어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3월 평균 본원소득수지는 19억62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다만 여행·운송·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거래를 포괄한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는 3개월 내내 적자를 기록했다. 1~3월 평균 적자 폭은 각각 22억8700만달러, 3억7600만달러였다.

4월에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4월에는 외국인의 배당금 수령이 집중돼있어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이 작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관기준 수입규모가 지난달 5.4%(전년 동월 대비) 확대되면서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한 것과, 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서비스수지도 경상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은은 5월에는 다시 경상수지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가 주력품목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서다. 신 국장은 “4월 통관 흐름을 봐도 3월에 비해 수출이 증가하는 주력 품목의 개수가 늘어나고, 수출이 늘어난 지역도 증가하는 모습”이라면서 “5월에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 520억달러보다 높아질 듯”

한국은행은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은은 지난 2월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를 520억달러 흑자(상반기 198억달러, 하반기 322억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신 국장은 “1분기 실적이 워낙 좋기 때문에 연간 실적이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지난달 2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그러나 최근 변동성이 커진 국제유가와 환율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월 원유 도입 단가는 최근 급등한 국제유가가 반영돼 올라간 상태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16일 1400원을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증가했다. 유가와 환율이 오르면 수입액이 증가해 경상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신 국장은 “경상수지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국제유가와 환율”이라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 전개 양상과 미중간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성 등도 불확실한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5월에는 국제유가가 되돌려지는 부분이 있어 (향후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환율의 변동성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은 오는 2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와 함께 5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날 한은은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후반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168억4000만달러)가 이미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198억달러)의 85%를 달성한 만큼,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기존 520억달러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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