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지나가던 여성을 쫓아가 발로 여러 차례 가격한 이른바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 남성이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정황이 공개됐다. 이 남성이 ‘출소하면 피해 여성에게 보복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라진 7분 –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5월 부산 서면에서 발생한 해당 사건을 재조명하며 사건 전황과 피해자의 근황 등을 전했다.

당시 피해자 박 모 씨는 지인들과 모임을 가진 뒤 새벽 5시쯤 귀가하던 길이었다. 가해자 이 모 씨는 길에서부터 박 씨를 따라왔고, 오피스텔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피해자 뒤로 몰래 접근해 돌려차기로 머리를 강하게 가격했다.

이 씨는 박 씨가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은 뒤에도 여러 차례 머리를 발로 찼다. 이후 이 씨는 쓰러진 박 씨를 둘러업은 채 CC(폐쇄회로)TV 사각지대인 엘리베이터 옆 통로로 이동한 뒤 홀로 오피스텔을 빠져나갔다. CCTV에서 종적을 감춘 시간은 약 7분이다.

CCTV 종적 감춘 ‘7분’ 성폭행 의심

박 씨 측은 이 ‘7분’ 동안 이 씨가 성폭행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박 씨가 병원에 이송된 뒤 찾아온 그의 언니는 “병원에서 동생의 바지를 벗겼을 때 속옷이 없었다”며 오른쪽 종아리 한쪽에 걸쳐져 있었다고 떠올렸다.

또, 박 씨를 살핀 의료진은 그의 항문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성폭행이나 외력에 의한 부상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피해자가 사건 당시 기억을 잃었고, 경찰과 피해자 모두 사건 발생일이 한참 지난 뒤 성폭행 정황이 있다고 의심했기 때문에 이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박 씨는 “잊고 싶은 기억이지만 되살아났으면 좋겠다. 이제는 (7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 의혹에 대해 “절대 아니다. 여자친구도 있는데 그 상태에서 성행위가 일어나는 게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도 “정신과 약이 없으면 너무 힘들다”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씨의 지인들은 그가 사건 당일 성적인 목적으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박 씨를 본 뒤 “사고 한번 쳐야겠다”며 쫓아갔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 지인은 “(피해자를) 봤는데 꽂힌 것 같다” “그걸 했다. 그거 하고 그냥 사고 쳐버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씨의 전 여자친구 A 씨는 그가 ‘서면 오피스텔 사건’ ‘서면 강간’ ‘서면 강간 살인’ 등을 검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 씨는 성매매, 협박, 상해, 폭행 등으로 전과 18범의 범죄자로, 이번 사건도 출소 3개월 만에 발생했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으나, 1심 법원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항소이유서에 “살인미수 형량 12년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치소 동기에게 “피해자 집 주소 알아…찾아갈 것”

이날 방송에서는 이 씨와 함께 구치소에 있었다는 제보자 엄 모 씨로부터 그에게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증언도 나왔다. 엄 씨는 “‘언제든지 틈만 보이면 탈옥할 거다’ ‘나가면 피해자를 찾아갈 거다’ ‘죽여버리고 싶다. 그때 맞은 것 배로 때려 주겠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피해자 주민등록번호, 이름, 집 주소를 알고 있더라. 피해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이 씨는)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반성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할 수가 없다. 본인은 억울하다면서 ‘재판부 쓰레기다. 걔들도 다 죽어야 한다’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자신의 전 여자친구에게도 협박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네 주민등록번호 알고 있다. 네 부모님 이름 이거’ ‘넌 내 손바닥 안이다’라는 내용”이라고 했다.

피해자 박 씨는 “(이 씨가 형을 마치는) ’12년 뒤에는 아무 데도 못 갈 수도 있겠다’ ‘그 사람이 살아있는데 과연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이럴 바에야 ‘내가 그냥 죽었으면 더 파장이 컸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