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애리조나전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티격 반등의 조짐을 알린 김하성
▲ 5일 애리조나전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티격 반등의 조짐을 알린 김하성

▲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스를 얻기 위해 총 세 명의 유망주와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불펜 자원인 고우석(26)까지 네 명을 보냈다.
▲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스를 얻기 위해 총 세 명의 유망주와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불펜 자원인 고우석(26)까지 네 명을 보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는 5일(한국시간) 마이애미와 1대4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초 이 트레이드는 4일 미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며 알려졌고, 메디컬 테스트 등 단계를 거쳐 5일 양 구단이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지난 2년 연속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오른 루이스 아라에스(27)의 샌디에이고의 이적이 가장 큰 줄기를 이루는 트레이드다.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스를 얻기 위해 총 세 명의 유망주와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불펜 자원인 고우석(26)까지 네 명을 보냈다. 샌디에이고가 보낸 유망주 세 명(딜런 헤드·제이콥 마시·네이선 마토렐라)은 모두 팀 내 유망주 랭킹에 있는 선수들이다. 샌디에이고로서는 아까운 선수들이지만 아라에스를 영입하기 위해 아낌 없이 트레이드 카드로 태웠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영입해 일정 부분의 기대치가 있었던 고우석까지 마이애미로 보내면서 승부수를 걸었다.

샌디에이고가 이런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아라에스를 탐낸 이유는 단순하다. 팀 타선에 부족한 끈질김과 정확성을 더하기 위한 조치다.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아라에스는 6시즌 동안 통산 홈런이 24개밖에 없을 정도로 장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선수다. 그러나 타격 정확도는 현존 메이저리거 중 최정상급으로 평가된다. 아라에스의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은 0.325에 이른다. 출루율과 장타율이 높은 선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타 생산성 하나로 올스타 자리까지 오른 선수다.

아라에스는 2022년에는 타율 0.316, 173안타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 13위에 올랐고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과 실버슬러거까지 꿰찼다. 지난해에는 타격 성적이 더 업그레이드됐다. 지난해 147경기에서 타율 0.354, 203안타를 기록하며 역시 MVP 투표 8위와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다. 2년 연속 올스타는 덤이었다. 올해도 마이애미에서 33경기에 나가 타율 0.299를 기록 중이었다.

샌디에이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매니 마차도 등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은 제법 많았다. 하지만 고타율을 보장할 수 있는 콘택트형 타자가 부족했다. 팀 타선의 기복이 심해지고, 무기력하게 물러날 때는 한없이 무기력했던 이유다. 김하성 정도가 끈질기게 공을 보며 활약하는 타자였는데 아라에스를 추가해 팀 타선에 정확도를 불어넣었다.

문제는 아라에스의 포지션이다. 아라에스의 포지션이 샌디에이고에 부족한 외야였다면 아무런 교통정리가 필요 없는 깔끔한 트레이드다. 그런데 아라에스의 포지션은 2루다. 아라에스는 6시즌 동안 2루수로 2653이닝을 소화했다. 그 다음이 1루수로 628이닝, 그 다음이 3루수로 585⅓이닝이다. 표면적으로는 멀티포지션이 가능하지만 3루수는 2022년 시즌 이후로는 나서지 않고 있다. 근래에는 주로 2루수, 간혹 1루수나 지명타자로 뛰었다.

▲ 아라에스는 팀 합류 직후인 5일 애리조나와 경기에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왜 샌디에이고가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 아라에스는 팀 합류 직후인 5일 애리조나와 경기에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왜 샌디에이고가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 반대로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하성의 트레이드를 염두에 둔 영입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아라에스를 2루에 두고, 보가츠를 다시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보내는 한편 김하성을 트레이드해 팀에 필요한 자원을 수급하는 것이다.
▲ 반대로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하성의 트레이드를 염두에 둔 영입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아라에스를 2루에 두고, 보가츠를 다시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보내는 한편 김하성을 트레이드해 팀에 필요한 자원을 수급하는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이미 내야가 차 있다. 1루에는 제이크 크로넨워스, 2루에는 잰더 보가츠, 유격수에는 김하성, 그리고 3루에는 시즌 초반에는 팔꿈치 부상 여파로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했던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가 있다. 아라에스가 어디로 들어갈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스를 지명타자로 활용하면서 보가츠와 크로넨워스가 휴식을 취할 때는 그 자리에 들어가는 방안을 우선시하고 있다. 김하성이 쉴 때는 보가츠를 유격수로 돌리고 아라에스를 2루로 넣는 방안도 현실 가능한 대안이다. 올해 2루로 간 보가츠는 그간 계속 유격수로만 뛰었던 선수다.

이런 상황에서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의 의중이 현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야수보다는 외야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또 아라에스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아라에스가 공격적으로 팀 상황에 매우 적합한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김하성의 향후 거취를 놓고 계속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아라에스를 영입한 것에 또 의문이 제기되는 형국이다.

일단 현지에서는 아라에스를 영입해 내야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돌려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차피 시즌을 치르다보면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라에스는 2루와 1루수를 볼 수 있다. 김하성은 유격수와 3루수를 볼 수 있다. 보가츠는 2루와 유격수가 가능하다. 내야 5명이 네 자리를 나눠 들고 한 선수가 지명타자를 보든 혹은 휴식을 취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프렐러 단장 또한 이 효과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대로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하성의 트레이드를 염두에 둔 영입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아라에스를 2루에 두고, 보가츠를 다시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보내는 한편 김하성을 트레이드해 팀에 필요한 자원을 수급하는 것이다. 김하성의 올 시즌 활약이 썩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올라올 선수다. 리그 평균 이상이 공격력과 최정상급의 수비력을 동시에 가져다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원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여름에 가면 유격수가 필요한 팀이 생길 것이고,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라는 확실한 트레이드 카드를 손에 쥐고 있을 수 있다. 

시즌 중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은 떨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미 팀 연봉 다이어트에 들어간 샌디에이고는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를 팔아 넘겼고, 지난 오프시즌 당시 많은 돈이 필요한 선수들을 하나도 잡지 않으면서 팀 방향성을 천명했다. 아라에스는 2025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아직 FA 시점이 남아있고, 올 시즌 뒤 다시 트레이드를 해 팔아 넘긴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프렐러 단장의 성향이다.

어쨌든 첫 날은 큰 성공을 거뒀다. 아라에스는 팀 합류 직후인 5일 애리조나와 경기에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왜 샌디에이고가 자신을 선택했는지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아라에스 영입 후 첫 라인업이 큰 관심을 모은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이날 루이스 아라에스(지명타자)-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3루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잰더 보가츠(2루수)-잭슨 메릴(중견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김하성(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 김하성
▲ 김하성

▲ 아라에스는 6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고, 김하성도 3점 홈런 한 방을 터뜨리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인 끝에 샌디에이고는 13-1 대승을 신고했다.
▲ 아라에스는 6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고, 김하성도 3점 홈런 한 방을 터뜨리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인 끝에 샌디에이고는 13-1 대승을 신고했다.

아라에스를 지명타자로 돌리면서 팀 내야의 틀은 흔들지 않았고, 팀 내에서 공격 생산성이 가장 좋은 타티스 주니어 앞에 아라에스를 포진시키며 득점력을 극대화하려는 구상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타격감이 다소 떨어지는 김하성은 9번으로 배치됐다.

이날 아라에스는 6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고, 김하성도 3점 홈런 한 방을 터뜨리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인 끝에 샌디에이고는 13-1 대승을 신고했다. 샌디에이고가 원하는 방향대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김하성의 거취는 7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향할수록 그 관심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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